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절높은 산속, 너른 들판, 조용한 숲길 끝. 누군가 다녀갔던 듯 다듬어진 돌무더기와 기단 위로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는 그곳— 우리는 그것을 폐사지(廢寺址)라 부릅니다.폐사지는 과거에 사찰이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진 절터를 뜻합니다. 지금은 건물 하나 남아 있지 않지만, 바닥을 이루던 기단석, 석탑, 석등, 승방터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시간을 견뎌온 흔적이 되어줍니다.1. 폐사지란 무엇인가?‘폐사(廢寺)’는 문을 닫거나 소멸된 사찰을 의미하며, ‘지(址)’는 그 터전을 가리킵니다. 즉, 폐사지는 건물은 사라졌지만 사찰이 존재했던 자취를 말합니다.한국에는 수백 개가 넘는 폐사지가 전국 곳곳에 분포되어 있으며, 특히 고려·조선 초기 불교 중심지였던 지역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