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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과 마을의 달맞이 풍습

정보창고 집사 2025. 10. 4. 07:40

정월대보름과 마을의 달맞이 풍습

 

정월대보름이란?

음력 1월 15일은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날로, 우리 조상들은 이 날을 정월대보름이라 부르며 건강과 풍요, 공동체의 평안을 기원하는 세시풍속을 즐겼습니다.

설날보다 정월대보름을 더 크게 지내는 지방도 있었을 만큼, 대보름은 가장 대표적인 농경 사회 명절이었습니다.

1. 부럼깨기 – 건강과 액운을 막는 지혜

아침 일찍 일어나 호두, 밤, 잣, 땅콩 등 딱딱한 견과류를 입으로 깨물며 “부스럼을 물리친다”는 의미의 부럼깨기를 행했습니다.

  • 이가 튼튼해지고 1년 동안 부스럼(종기)이 나지 않기를 기원
  •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가족 전체가 함께 참여
  • 견과류의 풍부한 영양도 겨울철 건강 유지에 도움

2. 오곡밥과 나물 – 절기의 밥상

대보름 아침에는 오곡밥묵은 나물을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 오곡밥: 찹쌀, 팥, 콩, 조, 기장 등 다양한 곡물로 만든 밥
  • 나물: 말린 취나물, 고사리, 도라지, 호박잎 등
  • ‘입이 열리면 귀가 닫힌다’는 속설로 ‘귀밝이술’도 함께 마심

겨울 동안 저장한 곡물과 나물을 나누어 먹으며 이웃 간의 나눔과 건강한 시작을 의미했습니다.

3. 달맞이 – 하늘과 대지에 기원하는 의식

해가 저물고 보름달이 뜨면 마을 사람들은 높은 언덕이나 뒷산에 올라 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비는 달맞이를 합니다.

  • 달집태우기: 볏짚과 솔가지로 만든 거대한 달집을 태움
  • 달을 보며 소원 빌기: 한 해의 건강, 풍년, 자녀의 복을 기원
  • 달의 밝기로 농사 운세 판단: “달이 크고 밝으면 풍년이 든다”

달은 조상에게는 단지 천체가 아닌 생명의 주기와 운명을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

4. 쥐불놀이와 공동체 놀이

아이들은 깡통에 구멍을 뚫고 불씨를 넣어 논두렁을 따라 돌리며 쥐불놀이를 했습니다.

  • 논밭의 해충을 태우고 병충해를 예방하는 목적
  • 아이들에게는 설레는 불놀이의 밤
  • 불꽃을 통해 악운을 태우고 복을 맞이한다는 의미

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생태적 지혜와 농사 준비의 시작이기도 했습니다.

5. 마을의 달맞이 행사

많은 마을에서는 대보름을 맞아 공동으로 달맞이 행사를 열었습니다.

  • 청년들이 주도해 달집 제작
  • 마을 어르신과 아이들 모두 참여
  • 달맞이 뒤에는 공동 식사와 축제

달이 떠오르는 밤, 마을 사람들은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되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대보름의 풍경

도시화와 핵가족화로 인해 대보름 풍습은 점차 사라졌지만, 전통문화 체험 행사지자체 주관 달맞이 축제를 통해 그 명맥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 서울 남산, 부산 황령산 달맞이 행사
  • 전남 진도 대보름 달집축제
  • 지역 박물관, 학교의 세시풍속 체험

맺으며 – 밝은 달처럼 이어가야 할 풍속

정월대보름은 단지 오래된 명절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연과 사람, 공동체가 함께 조화를 이루는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달맞이 풍속은 사라졌지만, 그 의미와 정신은 여전히 우리가 회복해야 할 문화적 자산입니다.

올해 대보름엔 잠시 달을 올려다보며, 우리 안의 소망과 전통을 다시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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